지난 4월 2일 트럼프 관세가 발표됐습니다. 트럼프는 모든 국가에 10% 기본 관세를 적용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와 같은 주요 무역 적자국에는 추가적인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그 속내가 뭘까요? 그리고 주식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제 블로그의 모든 글은 AI가 아닌 제가 직접 작성합니다. 매일 독서하고 시장을 모니터링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 지식과 생각을 블로그에 공유하지만, 개인적 견해를 나누는 것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기와 사뭇 다른 2기 트럼프 관세
트럼프 1기와 2기의 관세 정책은 규모와 범위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1기 관세 정책은 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향에 포커스를 맞추었다면, 이번 2기 정책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관세 전쟁’이 되었죠.
1) 선별적 관세_트럼프 1기
2017년~2018년 트럼프 관세 정책은 비교적 제한적이었습니다. 주요 대상은 중국이었고,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약 3,60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중국 외의 캐나다, 멕시코, EU 등 다른 국가에게도 관세를 부여하긴 했는데 철강, 알루미늄에 한정됐을 뿐이었죠.
2) 전방위적 관세_트럼프 2기
반면 2기는 느낌이 다릅니다. 최근 발표된 관세 정책은 아래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10% 기본 관세
- 주요 무역 적자국에게 상호 관세
주요 무역 적자국에 대한 관세 수준은 아래 표 보시되, 관세의 비율이 중요한 건 아니고, 트럼프 생각에 따라 계속 바뀌니까 참고만 해 주세요.
중국 | EU | 일본 | 한국 | 기타 동남아 |
140% | 20% | 24% | 25% | 40% 이상 |
여기서 중요한 건 트럼프가 모든 국가에게 시비를 걸고 있다는 겁니다.
전세계에 기본 관세를 부과한 이유
트럼프는 표면상 ‘공정무역’을 명분으로 삼았으나, 실제로는 다국적 차원의 무역 재편을 노린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트럼프가 중국만을 대상으로 무역 관세를 부과했다면, “미국vs중국”의 구도로 국제 사회의 시선이 집중됐을 겁니다. 이 경우 중국은 ‘억울한 희생자’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며 다른 국가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을 겁니다. 가령 1기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당시 중국은 WTO에 제소하기도 했죠.
1) 중국의 명분
중국에게만 관세를 부과했을 경우 미국은 세 가지 취약점을 갖게 됩니다.
- 미국의 패권 무역 전쟁: WTO 규정 위반
- 개도국 산업 발전 침해로 인한 개발도상국들의 반감
- 신냉전 구조 조장으로 동맹국 간 이견 발생
2) 기본 관세가 미국에게 주는 이익
- 모든 국가가 공정한 기여를 해야 한다는 논리로 정당성 강조
- 중국 수출의 17%가 미국 시장에 집중됐으나, 미국 수출에서 중국은 8%라는 비대칭적 구조 공론화
트럼프 관세의 속내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에는 여러 목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표면적으로는 무역 불균형 해소를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정치적, 경제적 계산이 깔려 있을 겁니다.
1) 중국 죽이기
미국은 전방위적 관세를 부과해도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왜냐면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한 소비 국가거든요. 달러가 기축통화인 이상, 미국은 계속 돈을 찍어낼 수 있고, 빚으로 발생한 소비는 다른 나라의 달러 보유고가 됩니다. 그리고 달러 없이는 국제 무역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기축통화국의 엄청난 특혜죠.
그럼 중국 외 다른 나라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관세를 줄여달라며 미국에 여러 가지 양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동맹국의 신임을 잃겠지만, 어차피 중국이 무너지면 동맹국들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또 미국이라 손해볼 게 없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계속해서 중국에게 이렇게 말하며 정당성을 부여하겠죠.
“협상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내부적으로 “미국에 굴복하면 체제위기”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으니까요. 시진핑의 ‘중국몽’은 국가적 자존심과 직결된 상황입니다. 만약 미국과 타협하면 아편전쟁 이후 서구 열강에 굴복한 치욕적 역사를 반복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습니다.
중국의 선택은 아래 세가지 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중국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 자존심 버리기: 기술 이전, 지적재산권 양보를 수용하면 되지만, 체제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겠죠?
- 버티기: 34% 추과 관세였을 때도 2천만 개 일자리 감소 보고서가 나왔는데 120% 관세면 어떻게 될까요?
- 우회 수출: 베트남 등을 통해 미국에 제품 유통을 시도할 수 있으나 제3국 관세 역부과법 등으로 쉽지 않습니다.
2) 리쇼어링
트럼프의 전방위 관세 정책은 제조업 일자리 회복을 통해 “미국의 위대함을 재건한다.”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봅니다.
높은 인건비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을, 관세를 통해 일부 해소해 보려는 의도지요. 기업 입장에서도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미국에 생산 공장을 짓게 되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금으로 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솔직히 실질적 고용 효과를 노렸다기 보단 정치적 행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1990년 대비 제조업 생산성이 3배나 증가했으나 오히려 고용은 30% 감소했으니까요. 게다가 자동화나 AI 기술이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기에 더더욱 고용 유발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보입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리쇼(show)어링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왜냐면 1950년대 제조업 전성시대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트럼프가 민주당과 차별되는 정치적 자원이거든요.
3) 협상 레버리지 확보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일부러 처음부터 강하게 관세 기준을 정했다고 생각합니다.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후 미국에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는 것이죠.
실제로 관세 시행을 유예하면서까지 계속 협상을 만드는 모습은, 트럼프에게 관세 그 이상의 목적이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미국은 이 과정에서 국방비 부담, 반중 공급망 구축, 기술 동맹 강화, 각 국가의 달러 보유고 확대 등 다양한 주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을 수 있고, 군사적, 경제적 패권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관세로 인한 향후 경제 흐름
주식 시장을 보려면 경제 흐름을 예상해야 합니다. 결국 모든 정책이나 사건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따라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결정되니까요.
1) 스태그플레이션
전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과거 스태그플레이션이 왔던 이유는 원유 가격 상승에 있었고, 사람들이 소비를 아무리 줄여도 산유국에서 의도적으로 원유 공급을 제한했기에, 경제가 좋지 않음에도 물가가 상승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관세는 미국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속해있기 때문이죠.
또한 트럼프는 평생을 기업가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관세가 중국 고립, 정치 기반 확대, 협상 레버리지 확보에 있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오기 전에 정책을 수정할 거라 봅니다. 지금까지의 트럼프 행보를 보면, 말 바꾸는 것에 부담감을 갖는 것 같진 않으니까요.
2) 미중 관계
중국은 미국의 관세 공세에 맞서 단기적으론 대항하겠으나, 장기적으로 지속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중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며, 내수 소비형 국가로 전환하려면 자금을 대규모로 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부채 수준이 이미 상당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풀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돈을 과도하게 풀면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 유발과 함께 다시 수출 의존형 경제로 회귀하면서 미국의 올가미에 걸리게 되는 상황이 되니까요.
그래서 시일이 조금 걸릴 순 있겠으나, 중국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게 될 겁니다. 미국에 대항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진다고 해도, 경제가 장기간 불황으로 진입하면, 결국 그렇게 쌓은 정치적 입지가 무너지게 되니까요.
3) 글로벌 공급망 재편
다만 이번 관세 이슈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엔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이전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다만 이번 불안감으로 기업들은 미국에 대한 시장 의존도를 많이 낮추려고 노력할 겁니다. 쉬운 미국 시장을 두고 아세안이나 인도의 신흥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요. 그리고 이러한 영향력 감소가 미국이 이번 전쟁에서 잃게 되는 마이너스 요소 중 하나입니다.
미국 주식 시장의 방향
저는 주식 시장을 바라볼 때, “해결될 수 있는 이슈인지? 해결이 불가능할 이슈인지?”부터 판단합니다. 그리고 해결될 수 있는 이슈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지, 불확실성이 있는 이슈”인지를 보죠.
이번 트럼프 관세 전쟁은 해결될 이슈이며, 당연하게도 미국이 승리할 이슈입니다. 소요 기간이 문제일 뿐이죠.
트럼프 당선 초기, 트럼프 효과로 나스닥이 20,000포인트를 넘겼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관세 전쟁할 줄 몰랐나요? 애초에 20,000포인트를 찍었던 것이 버블이었습니다.
버블이 쌓이면 버블을 걷어 낼 이슈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번 관세 전쟁이 그 역할을 해줬다고 보고 있고요.
많은 사람들이 주식 시장의 급락을 “트럼프의 관세 전쟁”때문이라고 말하지만, 2025년 S&P500의 실적 대비 이익은 28배로 역사적 고평가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기관 투자자들은 이미 유동성 축소를 예상하며 매물을 쌓아왔고,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며, 기업 이익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복합적인 난제가 시장에 드리우던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OECD 선행지수도 100을 넘어 101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고용도 장기간 안정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경제엔 항상 사이클이 존재하는데, 누가 봐도 그 사이클의 고점이었던 거죠.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관세 발표는 그저 주식 매도의 트리거로 작용했을 뿐, 시장이 빠진 근본적인 이유는, “향후 경제 침체에 대한 조정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지금 주식 시장의 하락은 미래 경제 침체를 어느 정도 선반영 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1년의 단기 투자가 아닌,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렴해진 주식을 분할 매수하며 주식 수량을 늘려간다면, 어느 순간 높은 수익률로 보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핵심 요약
트럼프 관세 전쟁의 본질은 관세 그 자체에 있다기 보단, 미국의 패권 유지와 국내 정치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세 전쟁이 모두를 죽음으로 끌고 들어가는 파국의 국면으로까지 번질 거란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기간이 문제일 뿐 해결될 이슈, 답도 나와 있는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로 인한 주식 시장 하락의 본질은 관세가 아닌 고평가 버블의 조정입니다.
S&P500 PER의 28배,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 기관 투자자들의 사전 매도 축적, OECD 선행지수 고점, ISM 제조업 지수의 꺾임 등이 주된 원인이며, 관세 전쟁은 그저 예고된 조정의 트리거로 활용됐을 뿐입니다.
따라서 장기 투자 관점에서 현재는 오히려 분할 매수 기회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지금의 조정은 경제 사이클의 자연스러운 과정일 뿐입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돈키호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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